패스티스 패러디 오마주의 차이점과 저작권법 (작성자: 보이안, 게시일: 2008.04.16)

패스티스 패러디 오마주의 차이점과 저작권법

1. 패스티시(pastiche)와 패러디(parody) 

  패스티시(혼성모방) 쉽게 말하면 미술의 경우 다른 화가의 여러 작품에서 부분적인 모티브들을 인용하여 다시 조합해 마치 하나의 독립된 독창적인 작품과 같이 만드는 기법을 뜻한다. 미술의 콜라주 기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패러디는 고대 그리스의 풍자시인 히포낙스가 그 시조라고 할 수 있다. 한가지 형상, 현 사회의 이슈 등을 조롱, 희화, 풍자를 하여 작품을 재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한국에서는 패러디와 패스티시의 구분이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재해석을 하는 패러디와 그냥 있는 사실을 그대로 나타내는 패스티시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임을 기억해야 한다.

2. 오마주 (hommage)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말이다. 영화에서는 보통 후배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의 기술적 재능이나 그 업적에 대한 공덕을 칭찬하여 기리면서 감명 깊은 주요 대사나 장면을 본떠 표현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영상예술에서 어떤 작품의 장면을 차용함으로써 그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를 나타내는 것이다. 영향을 받은 영화의 특정 장면을 자신의 영화에 응용하거나 존경하는 감독의 영화 장면을 자신의 영화 속에 삽입하여 존경을 표하기도 하며, 특정한 감독의 스타일에 대한 오마주도 있다.

  예) 전함 포템킨 (Bronenosets Potemkin, 1925) 감독: 세르게이 M. 에이젠슈타인. 전함 포템킨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오데샤의 계단 장면’을 오마주한 작품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오데샤의 계단 장면은 어린아이가 유모차를 타고 계단 밑으로 급격하게 내려가며, 유모차를 잡으려는 사람과 이를 방해하는 세력이라는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 영화, 언더처블(The Untouchables, 1987)에서 오데샤의 계단장면의 오마주로 케빈코스티버의 계단장면을 흡사하게 나오고 있다. 이 장면에 대해서는  패러디라는 주장과 오마주라는 주장이 팽배하지만, 거의 흡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감독 역시 에이젠슈타인에  대한 존경을 표 했기 때문에 오마주로 보는 것이 옮을 듯하다. 

–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Nowhere To Hide, 1999)에서 부산 중구 40계단 살인사건의 계단씬 역시 이명세 감독이 오데샤의 계단 장면에 대한 오마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3. 패러디와 저작권법

  왜 우리는 패러디와 패스티시를 구별해야 하는가?
정답은 간단하다 저작권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패러디와 패스티시는 다른 개념이다. 

따라서 현재 웹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패러디 작품 중 상당수는 패스티시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저작권의 개념이 확립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저작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법률 조정과 단속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창작자에게도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만든 포스터의 사진을 그대로 두고 글만 바꾸어 준다면, 패스티시에 해당된다. 완전히 재해석을 하지 않은 이상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이는 저작권 침해로 손해를 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FTA 협정으로 지적 저작권법이 강화될 예정인 점이다. 과거에는 저작권법 위반의 경우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었다. 하지만, 개정 저작권법의 경우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으로 그 형량과 벌금이 강화되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강화될지는 모르지만, 단 한번의 실수로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현재 국내 위탁 업체들 특히 변리사들이 저작권 단속을 한다는 점은 국내 소송이 많이 되고 있으며, 이는 안전하 곳을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4. 패러디의 법적 허용범위

  1)  (패러디) 인기 영화 장면 포스터를 패러디하여 정치나 사회현상을 풍자하는 패러디가 인터넷에서 다량 유포되고 있다. 이러한 패러디는 저작권법상 허용되는 것인가?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패러디가 이러한 범주 내에 속하는 경우에는 권리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서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정당한 범위 안에서의 인용”이란 그 표현 형식상 자신의 저작물이 주가 되어야 하고 인용되는 저작물이 종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는 인용”이란 자신의 저작물이 인용되는 저작물과 명확히 구별될 수 있도록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인 방식으로 인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그 출처를 명시하여야 하고, 피인용 저작물을 지나치게 많이 인용해서는 안된다.“라고 나와 있다. 즉 지나치게 많은 인용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위의 사항은 패러디의 경우의 일반적인 2차 창작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패러디 작품을 상품으로 제작되어 수익이 발생할 경우 명백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며, 판례에서도 저작권의 승리로 마무리되고 있다.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에 침해 자는 저작권자가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 또는 침해로 인하여 침해자가 얻은 금액에 위자료를 합한 금액을 배상하게 하게 된다. 다만, 최근에는 법원이 저작권 침해의 경우에도 위자료를 1,000만원 ~ 2,000만원으로 높게 인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저작권 은 친고죄로 해당 저작권자가 고소를 하지 않은 경우, 즉 모를 경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개정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고소 없이도 형사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한 ‘비친고 죄’ 조항이 신설된 상태이다. 이럴 경우 전문적인 위탁 업체나 포상금 사냥꾼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2) 패러디와 초상권
  예를 들어 김태희를 좋아해서 그녀를 디테일 일러스트로 그려 티셔츠를 판매했다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저작권법상으로는  2차 창작에 해당 되므로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인격권의 하나인 초상권 침해로 상당히 일이 복잡해진다. 과거 디테일 일러스트의 경우 연예인을 연습 삼아 많이 그리고, 판매도 해왔다. 하지만, 연예인의 경우 소속사에서 초상권 관련 소송을 담당하며, 이 경우 합의금의 상한선이라는 것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회사들이 초상권 침해로 합의금을 물고 있는데, 현재 초상권의 경우 거의 모든 판례들이 업체에게 배상 책임을 묻고 있는 현실이다. 

  3) 창작자와 저작권법
  창작을 하는 디자이너에게 법적 소송이나 합의금을 물린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창작자에게 저작권법이 없다면, 우리가 만드는 작품 역시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는 선과 악 같은 이분적 사고로 단정할 수 없는 문제이며, 상당히 머리 아픈 문제이다.  창작자에게 패러디는 가장 손쉬운 접근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법 적 보호 범위는 모호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많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이러한 저작권과 초상권 부분입니다. 인터넷은 파놉티콘(원형감옥)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은 위험은 피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